코로나19 뚫고 열린 네덜란드 뮤직 페스티벌 현장 (실험)

조회수 2021. 3. 31. 2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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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은 코로나19 감염 없이 행사가 열릴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출처: 모든 사진: SANDER VAN DALSU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 마을 비딩하위전은 최근 축제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지난 20일 네덜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인기 있는 ‘로랜즈 페스티벌’이 열려서다. 행사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 축제였다.


페스티벌엔 매년 5만5000여명이 몰려든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는 줄었지만 그래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 인원인 1500명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인파가 몰리는 축제가 어떻게 열릴 수 있었느냐고?


이 축제는 단순히 유흥을 위한 게 아니었다. 네덜란드 정부가 오프라인 축제가 안전히 열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실험이었다. 정부와 유흥업계가 손을 맞잡고 진행한 축제 실험 프로젝트 일명 ‘백 투 라이브(Back to Live)’였다.


올해 페스티벌은 이렇게 열렸다. 1500명으로 제한된 참가자가 행사 48시간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필수로 받았다. 양성이 나온 26명은 참가 자격을 잃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추적 장치를 의무적으로 착용했다.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도 다운받아야 했다. 장치는 참가자들의 움직임과 타인과의 접촉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마스크 착용도 의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 참가자는 행사가 시작한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마스크를 벗었다.

정부가 실험으로 확인하려던 건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없는 대규모 집단이 집단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타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마스크를 계속 쓰는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다. 후자에 관한 답변을 위해 참가자들은 지난 25일과 26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지켜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참가자들은 전처럼 축제를 즐기지 못했을까? 아니면 고삐 풀고 충분히 즐겼을까?

프레스석에서 본 페스티벌 실험 참가자들

참가자 제시카(26)는 수개월에 걸쳐 내려진 봉쇄 조치로 오랫동안 지쳐있었다고 말했다. 


제시카는 “에너지를 발산할 장소가 없다”며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양로원에서 일하는 언어치료사인데 근무 현장에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면회가 불가능해서 방에 앉아 울면서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분들을 자주 지켜봤어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그렇지만 다른 쪽의 사람들도 이해해요.” 그는 사람들이 파티를 원하는데 오랫동안 할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일 거라고 공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월 오후 9시 이후 통행을 금지했다. 지난해 11월엔 필수 영업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을 폐쇄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네덜란드의 식당과 술집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문을 강제로 닫아야 했다.


이에 따라 제한 정책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가 네덜란드 전역에서 발생했다. 시위자들은 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습격했다. 다수의 코로나19 검사소를 부수기도 했다.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학교가 수업을 시작하고 몇몇 제한 조치가 완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야간 영업장소인 술집과 유흥 시설의 제한은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도시 봉쇄를 4월 20일까지로 연장했다.

페스티벌 실험 참가자들

다시 페스티벌 현장으로 돌아와 보자. 참가자들은 코로나19가 언제 발생이라도 했었냐는 듯이 자유롭게 축제를 즐겼다. 네덜란드 래퍼 고투 짐은 무대에서 공연하다가 첫줄 관객들에게 샴페인 한 병을 건넸다. 참가자들은 병을 차례로 건네며 나눠 마셨다. 이들은 타인의 침이 섞인 샴페인을 마신 셈이지만 얼굴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네덜란드의 배우 겸 래퍼 빌랄 바힙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관객들의 포옹을 유도했다. 공연을 시작한지 몇분이 지나자 웃통을 벗고 군중 속으로 몸을 던졌다. 일부 커플들은 페스티벌 현장에서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애정행각을 벌였다.


현장은 아수라장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즐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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