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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서른 넘으면, 반드시 하는 후회 3

조회수 2020. 3. 13.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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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나는 20대에 놓쳐버린 기회보다
20대에 놓쳐버린 감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작가 정여울이 다정히 전하는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TOP 3


돈 모으는 일에만 집중해
진짜 원하는 일을 포기한 것

20대, 마음의 재테크가 필요한 시간

20대 시절 내게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오직 ‘돈을 모으는 일에만 집중했던 시기’였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든 것들은 단호하게 포기했다. 20대의 끝자락, 스물아홉 살이 되자 비로소 내 비참한 상황이 객관화되었다. 최소한의 자립을 위한 돈은 어느 정도 모였지만, 전혀 행복하지가 않았다. 이게 뭐지? 내가 원하는 1차 목표를 달성했는데 왜 기쁘지가 않지?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 없이 쓴 돈’은 첫째,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기 위해 쓴 돈. 둘째,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산 돈. 셋째 열심히 저축을 해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쓴 돈이었다. 하나 더 포함시킨다면 ‘문화생활비’다. 책을 사고, 전시회에 가고, 음악을 듣고, 악기를 배우고, 미술을 배우기 위해 쓴 그런 돈. 아무런 실용적 목적 없이 오직 내 몸의 감각을 확장하기 위해 쓴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런 경험은 우리 몸속에 끈질기게 살아남아 먼 훗날 무덤 같은 우울에 빠진 나 자신을 반드시 구해준다. 나를 웃게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하고, 먼 훗날 절망에 빠진 나를 구해줄 체험을 소비하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다. 그것은 가장 지혜로운, 미래를 향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삶만큼 중요하진 않다. ‘돈을 어떻게 버느냐’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좀 더 성숙하게 ‘돈을 어떻게 쓰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삶이 바뀐다. 그래야 삶이 방향타를 잃지 않는다. 우리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기계’가 아니라, 아주 적은 돈이라도 내 삶을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소중한 무기로 돈을 쓸 수 있다.


미처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으로 사랑을 밀어낸 것

20대, 사랑받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시간

미처 제대로 시작해보기도 전에 두려움부터 앞서는 것. 진짜 실천하는 시간보다 미리부터 고민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갓 스무 살이 되던 해, 내게 사랑의 이미지는 그런 것이었다. 나는 짝사랑 말고는 해본 적이 없으면서 사랑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기이한 확신으로 가득 차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며 그것은 느닷없이 닥쳐올 사랑에 대한 어설픈 방어심리였다. 이런 사랑이 오면 저렇게 대처하고, 저런 사랑이 오며 이렇게 대처하리라 하는 식의 얼토당토않은 사랑의 방정식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난 절대로 사랑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해버렸다. 스무 살 풋내기에게 사랑은 가장 원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항상 사랑보다 자존심이 더 앞서고, 사랑보다 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후회된다. 자존심은 언제든 되찾을 수 있지만, 깨어진 사랑은 되찾을 수 없다. 그러니 부끄러워 말고, 사랑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사랑이 끝난 후 다가올 어떤 아픔도, 미리부터 두려워하지 말자. 그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경험하지 못할 낯선 공간, 시간, 경험을 공유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 가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이다.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워
너무 쉽게 꿈을 포기해버린 것

20대, 꿈을 쉽게 포기하는 버릇을
버려야 할 시간

나는 꿈을 여러 번 포기했다. 때로는 성적이 모자라서, 때로는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워서. 때로는 그저 꿈만 꾸는 것이 싫증나서 수도 없이 꿈을 포기했다. 내 꿈의 역사는 ‘포기의 역사’였다. 그런데 그 수많은 꿈들을 포기하며 살아가다 보니,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나의 진짜 문제를 알게 되었다. 실패가 두려워 한 번도 제대로 된 도전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좀 더 세상과 싸워볼 용기가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며 처절하게 실패하는 사람들을 마음속 깊이 질투하고 존경한다. 이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포기의 역사보다는 실패의 역사가 아름답다는 것을. 제대로 부딪혀보지도 않은 채 포기하는 것보다는, 멋지게 도전하고 처참하게 실패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을. 꿈을 이루는 데 실패하더라도, 삶에서 실패하는 것을 아님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포기하는 버릇’을 가슴 깊이 내면화한 것이 문제라는 것을. 내게 주어진 현실을 실제 상황보다 훨씬 나쁘게 인식하는 것. 내가 가진 것을 실제보다 훨씬 작게 생각하는 버릇. 가슴 깊이 감추어진, 생에 대한 뿌리 깊은 비관. 그것은 금속에 슬기 시작한 ‘녹’ 같다. 처음에는 아주 하찮게 보이지만 나중에는 가득 덮인 녹 때문에 물체의 원래 모습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나는 진로에 대한 공포 때문에, 미래에 대한 비관 때문에, 나의 원래 모습마저 잃어버린 것 같았다.


나는 왜 잘 하는 게 하나도 없을까?
나는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20대가 가장 많이 느끼는 두려움. 그것은 내 꿈을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다. 내 꿈이 진정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할까봐 느끼는 불안. 누군가에게 내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할까봐 느끼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이 두려움은 확실히 과장되었다. 우리는 두려움을 마음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느낀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학습했고, 두려움에 짓눌리고, 두려움에 잡아먹혔다. 우리는 불특정 다수의 객관적 칭찬 때문에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삶에 대한 조급증에서 온다. 나 또한 ‘서른이 되기 전에’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서른이 넘으면 인생은 좀 더 안정되고, 평온하고, 거리낌 없어질 줄 알았다.

서툴러서 상처밖에 줄 수 없었던
나의 20대에 사과하며

내가 한때 힘겹게 건너왔던 20대여, 당신은 아픈가. 당신은 많은 순간 아플 것이고, 또 많은 순간 괜찮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픈가 아닌가’가 아니라, 내 아픔의 맨얼굴을 투시하는 용기다. 내 아픔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마침내 스스로 치유하는 용기를 내야한다.

우리가 할 일은 ‘마음의 가면’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 그렇게 아픈가. 어디가, 왜 아픈가. 아픔에 맞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런 고민을 함께할 수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덜 힘겹게, 훨씬 더 멋지게, 우리의 20대를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의 20대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둠의 시절’이 아닌,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영혼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콘텐츠는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리커버 에디션의 일부 내용을 발췌 및

편집하여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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