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주는데 왜 받질 못하니

조회수 2020. 2. 10. 17: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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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방학 내내 뼈 빠지게 알바를 했는데 내가 다니던 그 대학이 폐교했다면 어떨까.


(청천병력)

그래도 명색이 대학인데 뭘 그렇게 쉽게 문을 닫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둥)

 그렇게 없어지는 대학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교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다니는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지정, 정부재정지원을 못 받게 되자 위기감을 느낀 아는 동생이 “다니던 대학이 폐교되면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대체 왜 대학들이 문을 닫는 건지 알아봐 달라”고 의뢰해 취재해봤다.


먼저 교육부에 확인해 본 결과 학교 법인이 파산하게 되면 법인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 소유하고 있던 각 학교도 폐교 수순에 들어간다.


 초등학교나 중고교는 경우 관할 교육청에서 학생들을 재배치하게 되고 교육청 판단에 따라 공립화를 추진할 수 있는데 대학이 폐교할 경우는 보통 재학생인근 대학 등으로 편입하도록 기회를 준다.


하지만 편입을 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왜지..?

나머지 ‘폐교생’들은 군대에 가거나 고졸 신분으로 취업 전선에 나섰다. 폐교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편입을 해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부실 대학 퇴출은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선진화위원회’를 꾸리면서 시작됐다.


 경영부실 대학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선정하면서 퇴출할 학교를 정했다.


 현재까지 폐교된 일반대학, 전문대학은 총 16개교다. 2000년 광주예술대를 시작으로 2018년 서남대, 대구외국어대, 한중대, 대구미래대까지다. 

 폐교한 대학교 대부분 부실·비리 경영을 했다. 2018년 2월 폐교된 한중대는 당시 임금 체불액만 430억원(2018년 9월 기준)에 달했다.


2016년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됐던 사항으로 폐교 명령을 받는 단초가 됐다. 이홍하 일가사학비리로 문을 닫게 된 서남대는 체불임금이 330억원(2017년 11월 기준)이다. 지난 2017년 교육부 감사 결과 설립자 이홍하는 교비 333억3000만원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교 대학대학생들도 황당하고 막막하겠지만 사실 죄 없는 교직원들이 더 암담할 것 같다.


폐교대학 교직원들이 설립한 한국교수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재직하던 대학이 문을 닫아 직장을 잃은 교수 900여명, 직원은 400~500명으로 추정된다.


 교원들은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기 어려워 생활고에 빠지기 쉽다. '망한 학교의 교수'라는 낙인도 어려움 중에 하나다.  

폐교대학의 교수는 망한 교수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SCI급 논문을 수편씩 쓰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다시 교수 자리를 잡기는 어렵죠, 운이 좋게 잡아도 비정규직 강의 전담교수가 대부분이죠

- 이덕재 -
전 성화대의 교수, 한국교수 발전연구원 이사장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의 입학 정원은 48만3146명이지만 올해 입학할 학생 수는 47만9376명으로 추정된다.


 사상 처음으로 입학생 수가 정원을 밑돌게 된다. 2024년에는 미충원 인원이 12만3748명으로 늘 전망이다.


 수도권 선호 현상으로 지방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부실한 대학이 난립하게 된 건 1996년 도입된 ‘대학 설립 준칙주의’ 때문이다.


 당시 정부건물·부지·교원·수익용 재산 등 네 가지 기본 요건만 갖추면 대학 설립을 자동 인가해 줬다. 때문에 한 해 20개 대학이 한꺼번에 생기기도 했다.


 무슨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이 제도는 2013년 폐지됐는데 그 때문에 대학의 수는 1996년 264곳에서 현재 351개로 크게 늘었다. 

때문에 현재의 폐교 도미노 현상은 무책임이 낳은 예견된 비극이라는 지적도 많다.

안선 정부들이 대학 문제를 시장 논리에 다시 맡겨버린 셈이에요..

한 마디로 돈 있으면 대학 세우라고 해놓고 이제는 돈 없으면 알아서 문 닫으라는 얘기죠..

- 지방 사립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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