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원래 약으로 키우는 거라고?

조회수 2020. 10. 20. 16: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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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열린 대회에서도 1,2위 입상자들이 약물 복용 이력으로 실격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대회의 이름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내추럴
대회 입상자들 상당수가
내추럴
이 아니라는 사실이 황당할 따름인데.

유튜브 댓글로 “속칭 ‘약쟁이 보디빌더’들이 어떻게 내추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우선 엄밀히 말해, 이들 선수들이 대회 규정을 어긴 사실은 없다. 

(그럼 약물을 복용해도 괜찮다는건가??)

논란이 된 선수들은 모두 주최 측의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다. 

다만 그렇다고
법적인 책임
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닌데...
이름이 내추럴 대회인데 실제로 내용을 보면 그게 과연 정말 내추럴 선수들은 뽑으려는 대회인가라는 의심이 될 정도로 그 규정이 되게 이상하게 돼 있어요

규정에는 약물을 하면 박탈한다가 아니라, 도핑테스트에 걸리면 박탈한다고 돼 있어요. 엄밀히 말하면 도핑테스트에 걸리지만 않으면, 불이익이 없는 거죠

도핑테스트를 피하는 기술을 할 수 있는 로이더 선수하고 순진하게 나간 내추럴 선수하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내추럴 선수가 압도적으로 불리하죠

내추럴 선수들은 손해를 보게 되는 거고 법적으로 따졌을 때 주최 측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 민경태 변호사 -

프로대회 같은 경우에는 내추럴이란 이름이 안 붙은 거는 전부 다 약을 한다고 보면 돼요.

- 김현수 보디빌더 -
내추럴이란 표현 자체가 웃긴 거예요. 운동하는 사람들끼리는 나 내추럴이야 이런 말은 절대 안 해요.

대한보디빌딩협회는 보디빌딩을 스포츠로 추구하잖아요. 당연히 약물은 안 쓰는 거예요

- A(익명) 보디빌더 -

이 프로카드를 따면, 보디빌더들의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미스터 올림피아’에 나갈 수 있는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로이더들에게 밀려 프로카드를 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내추럴’ 선수들에겐 이번 대회가 가지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서 내추럴 선수들도 IFBB 프로 카드를 딸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홍보를 했어요. 모르는 선수들은 프로카드에 대한 욕심이 있으니까 최초로 내추럴 프로 카드를 딸 수 있다 이런 메리트에 끌려서 다들 도전을 한 거죠

- A(익명) 보디빌더 -

취재대행소 왱 팀은 보디빌딩 내부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보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라이프타임 내추럴 보디빌더 김승현 선수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실 내추럴 선수들은 라이프 타임 내추럴이라고 표현합니다.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앞으로 사용 계획이 없는 사람들 평생에 걸쳐서.

라이프 타임 내추럴들이 대회에 나가는 게 우리가 내추럴 보디빌딩을 지지하는 팬들이나 선수들의 암묵적인 룰인데. 그 룰을 깨는 분들이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일부 선수들은 이제 보디빌딩 자체가 약물을 당연히 사용하는 거다 약물을 없애는 보디빌딩을 하자 할 수 없는 거라고 얘기를 하는 선수들까지 있어요 심지어 유명한 우리나라 유명한 선수조차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약물을 사용하는 보디빌더 입장에서는 저희가 시끄럽게 만드는 사람들인 거죠. 당연한 거 가지고 왜 우리한테 뭐라고 그래 이런 거죠

- 김승현 선수 -

대회 규정의 허술함을 넘어, 약물 사용에 그 어떤 책임감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보디빌딩계의 무신경함이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셈.





하지만 ‘약물 사용이 곧 보디빌딩’이라는 일부 보디빌더들의 말은 반만 맞다. 

약물사용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없었던 시기에 형성된 잣대를 도핑 관련 합의가 이뤄진 오늘날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시대 사람들이 외국에서 시작할 때, 약물이 거의 합법처럼 있었어요. 아놀드 때는 약물이 합법이었어요. 근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나오고 차이가 너무 나니까 불법으로 바뀐 거에요

- 김현수 선수 -

‘미스터 올림피아’를 지상목표로 삼는 선수들에겐 ‘그깟 약물복용’일 수 있어도, 대보협 소속으로 ‘전국체전’이나 ‘세계선수권’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겐 ‘약물 종목’이란 낙인이 치명적이다. 

약물 선수들의 존재로 인해, 본인이 내추럴임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밝혀야 하는 것도 이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약물을 써야지만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그런 편견을 갖고 계세요. 예를 들면 뭐 미스터 올림피아는 약물을 반드시 써야 되고 그래야만 되는 곳이라는 그거를 깨부숴야지만 사실 바뀔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미스터 올림피아 나가는 게 성공의 척도가 아니에요. 어디 대회 나가서 우승하는 게 보디빌더의 성공의 척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디빌더는 건강하고 바른 삶을 대중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로 하여금 동기부여를 일으켜주고 응원해 줄 수 있게 만드는 게 저는 보디빌더의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보디빌딩이 메인스트림이 다시 돼야 되고 그러려면 사회적인 합의가 다시 일어나야 된다고 봐요. 약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비판을 받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누구도 약물 사용을 택하지 않겠죠.

- 김승현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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