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는 공감할 엄마의 기발한 맞춤법 파괴

조회수 2021. 4. 2. 2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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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봉지에 담긴 어떤 음식 위에 ‘붙인개’라는 명찰이 붙어 있네요. 이 음식은 김평안(가명)씨가 시골에 있는 엄마 집에 갔다가 돌아올 때 엄마가 싸주신 겁니다. 음식은 누가 봐도 ‘부침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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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린 몇 가지 사실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엄마는 명찰이 필요할 만큼 많은 종류의 음식을 아들의 손에 들려 보냈을 겁니다. 


둘째, 척 보면 알 수 있는 음식에도 명찰을 넣은 걸 보니 자식이 집에 가서 정리하는 번거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했을 겁니다. 


셋째, 부침개를 ‘붙인개’라고 쓴 걸 보니 평생 자신보다 자식을 위해 살아왔을 겁니다. 


평안씨는 집에 도착해 어머니가 준 보따리를 풀어보고 웃음이 먼저 터져 나왔답니다. 그리고 잠시 뒤 그 웃음은 눈물로 바뀌었습니다. 평안씨는 이 사진을 2018년 6월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못난 아들, 어머니 덕에 잘 먹고 있습니다.”

배움이 사치일 수 있었던 시절을 살아온 세대는 온몸으로 가족을 지켜야 했습니다. 자신보다 나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그들이 택한 방법은 나를 희생하는 거였죠. 


산문집 『지독한 하루』를 펴낸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씨는 병원에 실려 오는 노인들에게서 그런 삶의 단면을 목격한다고 했습니다. 


응급실에 환자가 오면 그는 “많이 아파요?”라는 말로 진료를 시작하는데 대개는 자신의 아픔을 설명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참을 만하다”고 대답한답니다. 곧 숨이 멎을지도 모르는 이들이 자식에게 걱정을 끼칠까 싶어 아픔을 묻어두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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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설문조사는 여러 나라에서 실시됐었는데 미국인은 아프지 않은 죽음을, 영국인은 익숙한 환경에서의 죽음을, 일본인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편안한 죽음을 좋은 죽음으로 꼽은 반면 


한국인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미국인·영국인·일본인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의 안녕을 말했는데 유독 한국인만 살아 있는 가족의 평안을 좋은 죽음의 잣대로 여긴 것이죠. 


죽음을 앞두고도 나보다 가족을, 더 정확히는 자식을 걱정하며 세월을 산 것이죠.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아들은 정성껏 포장된 ‘붙인개’에서 어머니가 살아온 세월을 읽었습니다. 이 사연을 전한 기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억하는 ‘엄마의 언어’를 적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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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해질녘 커피(헤이즐넛 커피)를 마셔요.”

“우리 엄마는 케이택시(KTX)를 타세요.”

“우리 엄마는 차에 타면 대일밴드(안전벨트) 잘 매라고 하세요.”

“엄마가 붙인개라면 붙인개인 거다.”

“먹어봤는데 부침개 보다 붙인개가 훨씬 맛있다.”

“설겆이를 이제 설거지라고 하듯 이 부침개의 표준어도 머지않아 붙인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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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서 수많은 엄마들의 기발한 맞춤법 파괴를 응원했습니다. 무언가 배울 시간에 돈을 버느라, 자식 뒷바라지에 인생을 다 바치느라 엄마는 맞춤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꾹꾹 눌러 쓴 엄마의 쪽지에는 ‘잘못된 맞춤법’을 지적할 수 없게 만드는, 그것을 뛰어 넘는 가치가 있다는 걸 말이죠. 


우리들의 작은 ‘영웅’ 엄마. 엄마가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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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지만 구독하고 알람설정 해주시면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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