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 그리고 귀향, 투자자들의 엇갈리는 선택

조회수 2019. 12. 5.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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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의 투자가 증가한 곳은 서울 그리고 광주다.

이상우의 부동산프리뷰 #5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것도, 전문가 의견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보도’내용이다. 분석적인 언론 기사는 상당히 유용하다. 하지만, 그 결과물에 ‘뭔가’의 의도를 담은 제목이 붙여진 후에는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기사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기사는 원정(遠征) 투자다. 원정은 보통 스포츠 경기에서 주로 듣던 단어로, 근거지가 아닌 타 지역에서 경기를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투자에서도 원정이 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원정 투자가 늘고 있는 걸까?

출처: 직방
투자자들은 어디에 모일까?

요즘 시장 분위기는

먼저,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 주택거래량은 10월 82,393건으로 2019년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동월(92,566건)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11% 감소한 수치지만 그래도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2018년 9·13대책 이후로 급감했던 거래량이 7월부터 증가추세로 전환된 것과 함께, 절대 거래량 수치가 어느 정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량의 증가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준화를 통해 상품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아파트의 거래량이 증가할 때 보통 투자목적 수요가 강화된다는 표현을 사용하긴 하지만, 전체 주택의 60%가 아파트인 현실에서 그런 답은 오히려 진부한 감이 없지 않다. 비아파트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을까? 


출처: 직방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충청권 주택 매매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량 증가세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영남권/충청권의 거래량 급증이다. 거래량 증가가 수도권도 아닌, 충청과 영남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은 거래량 측면에서 전통적으로 약세였는데, 최근 4개월간 2009~2011년, 2013~2015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울산이, 충청권에서는 세종이 빠른 매매 증가세를 보인다. 물론, 이 같은 매수 강세는 충북/충남이나 경북/경남 같은 도 단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외지인의 매수가 증가한 지역은

이 같은 거래량 증가 속에서 외지인들의 매수 증가가 나타나는 지역은 대전과 광주다. 그 중에서도 대전은 2019년 연중 외지인들의 매수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재밌는 점은 외지인들의 비율에서 서울인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원정하면 서울에서 지방으로, 지방에서 서울로라는 등식이 성립되는데, 대전 투자의 경우에는 비서울사람들의 투자가 집중되어 있다. 즉,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물론 수도권일 수 있다)의 투자자들이 대전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해석 가능하다.


출처: 직방
2017년 10억 아래던 대전 크로바 아파트 57평형이 올해 11월 14억 7,7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특징은 부산과 울산에서도 나타난다. 부산 시장에서도 외지투자자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그 외지(外地)사람은 서울 사람이 아닌 기타지역 사람들이다.

출처: 직방
대전, 부산, 울산 지역의 외지인 투자 증가는 서울사람이 아닌 기타지역사람에 의한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어디로 향한 것일까?

서울 사람의 투자가 증가한 곳은 바로 광주다. 특이하게도 올해 10월 광주 시장에 참여한 서울 투자자는 급증했다. 기타지역 투자자도 증가하긴 했지만, 특히 서울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서울 사람들의 원정투자가 집중된 곳이 바로 광주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상 기타지역 사람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광역시 부동산 시장 특유의 모습을 벗어나 오히려 서울 투자자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출처: 직방
광주 지역은 이례적으로 서울 투자자가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서울 사람의 서울 투자 비율이 낮아질 정도로, 기타지역 사람들의 서울 투자가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사람들의 투자 또한 서울에 더욱 집중하고 있고, 일반주택보다는 아파트시장에 더욱 몰리고 있다.


출처: 직방
서울 사람 역시 서울에 투자한다.

서울 주택거래의 한 축인 증여거래도 감소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전체 거래에서 증여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의 감소추세가 빠르다. 증여거래는 시가보다 훨씬 낮게 거래되기 때문에 시장 왜곡을 가져오는 만큼, 증여거래의 감소는 서울 시장가의 움직임을 왜곡 없이 더 잘 보여준다.

출처: 직방
위 그래프를 보면 서울 사람들의 투자가 서울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원정 투자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시장에 떠돌고 있다. 전체를 설명하기 부족한 지엽적인 이슈들이 단톡방의 대화를 통해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시장을 설명하려고 한다. 물론, 이 같은 흐름은 반복되어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정보를 얻는 것은 좋지만 때때로 그런 잡음에서 ‘약간’은 해방되어 있을 필요도 있다.


한국감정원의 거주지별 매매거래는 그래서 많은 의미가 있다. 물론 1달 늦게 나오는 시간 가치 면에서는 시장흐름에 뒤처질 수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정보 그 자체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가장 좋은 데이터다. 


한국감정원의 거주지별 매매거래를 보면 이제까지 부동산 투자가 수도권 시장에 집중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 지방 시장이 강세를 보임을 놓쳐선 안 된다. 광주와 울산으로 대표되는 지방 시장의 상이한 거래양상은 지방투자자들과 서울 투자자들 사이의 생각 차이를 계속 설명할 것이다. 각 지역 가격 움직임이 어떤 차이점을 나타내며, 이 같은 지역 투자자들의 선호지역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도 주목할 바다. 그리고, 서울 사람들은 생각보다 지방이 아닌 서울 투자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글.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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