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요즘엔 심리학으로 영화를 본다며?

조회수 2018. 7. 19. 20: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심리학이 대중문화와 결합하는 방법

영화관 메가박스에서는 현재 매우 흥미로운 기획 실험을 한 가지 진행 중이다. 이른바 <2018 심리학 읽는 영화관>이라는 것.


심리학적 함의가 풍부한 영화를 매달 하나씩 선정하고 심리학자와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제 무대의 주인공은 영화 속 인물이 아닌 심리학자가 된다.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영화 속 인물들의 성격, 상황, 과거 등이 영화 기법들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각종 심리학적인 맥락들을 짚는 시간.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의 감상에도 특별함을 더할 수 있겠다.

메가박스의 기획 <심리학 읽는 영화관>

심리학 읽는 영화관은 어느덧 다섯 번째다. <라보엠> <파수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 이어 7월에 상영될 영화는 존 카니 감독의 <싱 스트리트>다. 테마는 '사랑이 성장에 미치는 효과'. 명작 영화에 흥미진진한 해설이 이어진다니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가 크다.


내친김에 2018년에 상영 예정인 나머지 영화들도 한 번 훑어봤다. 8월부터 12월까지 차례로 <살인의 추억> <폭스캐처> <우리들> <유스> <아티스트>가 이어진다. 잘 알려진 영화도 있고 작품성이 훌륭함에도 미처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수작들도 있다. 해외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영화들도 있다. 큐레이터의 고른 안목이 빛을 발하는 듯하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 감상에 심리학이라는 소재가 접목된 이유를 조금 생각해보자.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시대가 도래하면서 영화에 대한 대중의 '할 거리'도 늘어났다. 과거에는 단순히 보는 것, 조금 더 나아가자면 물리적으로 가까운 지인들과 감상을 나누는 것 정도로 그쳤지만 이제 대중은 보고 난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


자유분방한 인터넷 세상, 그 특유의 동시성은 영화 감상 이후의 유희에 감칠맛을 더한다. 그런 흐름을 읽었기 때문인지, 최근 국내 주요 영화관에서는 단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넘어 영화 그 이상의 경험을 전달하려는 활발한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다. <2018 심리학 읽는 영화관>과 같이 말이다.

출처: 메가박스

그렇다면 그간 심리학은 어떻게 '팔려' 왔나?


크게 두 가지의 전통적 경로가 있지 않았나 한다. '힐링'으로 흐르든지 아니면 가십으로 흐르든지. 


힐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심리학 전문가들의 주요 대중화 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심리상담에 대한 관심 및 저변 확대, 힐링을 주제로 한 심리학 책들의 약진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 심리학이 소비되던 경로는 이른바 발칙하고 기발하지만서도, 이걸 왜 하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드는 각종 최신 심리학 연구들을 소개하는 기사들이다. 혹은 과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인터넷 심리테스트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이런거...

가십성이 짙기에 순간적으로 대중이 씹고 지나가면 그만인 가벼운 컨텐츠들이 많다. 그러고보니 참 오랜 시간 동안 변한 것은 없었다. 대중사회 속 심리학은 항상 단기적인 진통제 처방이었다. 혹은 가십거리이거나.

그래서 작금의 심리학과 관련된 새로운 기획들이 무척이나 반갑다.


사실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문학, 영상 비평 영역에서 자주 활용되어 오던 소스다. 예를 들어 국어국문학과 수업에서 학생들이 으레 배우게 되는 비평 관점 중 하나는 바로 정신분석학적 비평이다. 프로이트라든가, 융이라든가, 라캉이 나오는 그런 내용들. 

출처: 메가박스

영화라는 예술 양식 또한 심리학과 매우 궁합이 좋다. 영화에는 인물이 담기고, 인물이 처한 상황이 담긴다. 몽타쥬와 미장센, 카메라워킹을 통한 각종 기법들이 인물의 심리와 상황 및 예측들을 은밀하게 감싼다. 그래서 영화는 소설 못지않게, 심리학적으로 파고들기 좋은 맛을 지니고 있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팝콘 대신 심리학으로, 영화 즐기는 법을 맛볼 수 있기를.


앞으로도 <심리학 읽는 영화관>이 계속,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소설, 영화, 그다음에는 과연 무엇일까? 심리학의 다음 변신이 궁금해진다.

* 외부 필진 허용회 님의 기고 글입니다.

<직썰 추천기사>

취업 낙오자의 섬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