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인 줄 알았는데..알고보면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사입니다

조회수 2020. 7. 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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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na, enewstoday

삼성은 애플의 최대 경쟁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를 출시한 뒤, 스마트폰 시장 내 애플의 점유율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에는 애플이 삼성을 특허 침해로 고소하면서 두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되어 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경쟁 관계에 있는 애플과 삼성은 사실 가장 돈독한 협력 관계이기도 하다. 이렇게 두 기업이 오랜 시간 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관계를 한번 파헤쳐 보도록 하자.

애플, 삼성의 최대 고객사
(좌) MLCC

애플 아이폰 대부분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부품이 차지하고 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궈밍치가 "삼성전자가 아이폰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아이폰 8과 X를 살펴보면 두 스마트폰의 인쇄회로기판은 모두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사용되었다. 삼성전기는 2020년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 12에도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이 공급할 예정이다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삼성 SDI)와 OLED(삼성 디스플레이), D 램과 낸드 플래시(삼성전자) 역시 삼성그룹 제품으로 이뤄진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애플과 삼성의 특허 소송의 중심이 된 부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1년부터 7년간 이어진 싸움에도, 애플은 삼성의 플래시 메모리를 계속해서 납품받아 왔다.

2018 삼성 OLED 포럼

특히 눈에 띄는 건 OLED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X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를 애플에 전량 공급했다. 나아가 아이폰 12에 사용될 OLED 역시 80% 이상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비중은 줄어들면서, 삼성 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 매출과 애플 매출에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애플 매출은 7조 2,594억 원으로 20108년 5조 8,679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경쟁사도 인정하는 삼성의 '기술력'

어쩌면 애플이 삼성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애플은 제작 비용을 줄이기 위해 OEM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 중으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폰의 90%가량은 모두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었다. 그러나 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애플보다 부품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IT 전문지에 따르면, 애플은 2012년까지 매년 10조 원에 달하는 부품을 삼성으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특허 경쟁 이후 공급량이 현저히 줄어들긴 했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애플의 삼성 의존도는 다시 높아졌다. 삼성의 기술력을 대체할 만한 공급처를 찾지 못해서다. 더구나 아이폰의 사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삼성 부품을 향한 애플의 애정은 더욱 짙어져 간다.

무엇보다 애플은 국내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 사이에서도 플래시 메모리는 유독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의 품질 대비 가성비가 다른 경쟁 업체보다 압도적인 덕분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한 플래시메모리의 단가는 갤럭시 S 용보다 저렴하다.


게다가 물량을 적시에 공급할 수도 있으니, 애플이 삼성 반도체를 외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메모리와 함께 스마트폰 핵심 부품으로 알려진 OLED 역시 삼성 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 점유율 90% 가량을 차지해 별도의 대체품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탈삼성 노리지만 글쎄···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애플이 이들의 부품을 계속 이용하는 건 되려 경쟁자의 성장만을 도울 뿐이다. 애플도 이 점을 잘 알고 삼성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이뤄진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지난 2018년 12월에는 삼성 SDI 임원을 배터리 개발 총괄직에 임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탈삼성 전략은 아이폰 12 출시 과정에서 더욱 돋보였다. 중국 BOE가 애플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더불어 애플은 LG 디스플레이의 OLED 물량은 약 2,000만 개로 확대하면서,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내비친다.


다른 기업에 공급 물량을 나누긴 했지만, 삼성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2 전체 OLED 물량 7,500만 개 중 5,500만 개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엄청나다. 설상가상으로 BOE 또한 최종 테스트에서 계속 고전을 겪으며, 아쉽게도 애플의 삼성 의존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애플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삼성은 '갤럭시 Z 플립'으로 소비자들에게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술을 보유한 BOE와 LG 디스플레이는 아직 기술력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해 삼성이 애플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유력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삼성만큼 애플을 잘 아는 기업은 없기에 두 기업이 경쟁과 협력이라는 복잡한 관계를 띠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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