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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뷰 자랑했는데'.. 날벼락 맞은 57억짜리 해운대 아파트

조회수 2020. 9. 15.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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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내 눈 앞에...’ 아름다운 오션뷰를 자랑하는 해운대 아파트들이 매년 찾아오는 태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인해 엘시티 건물 외벽과 유리창은 파손이 되었다. 파손 파편 조각들이 건물 주변에 퍼지면서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건물 흔들림과 강풍 소리에 입주민들은 공포의 밤을 보냈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을 더 알아보도록 하자.

순간 최대 풍속 초속 43.6m 공포의 밤 보낸 주민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3일 부산 해운대에 상륙했다. 새벽 2시 20분 전후로 부산 전역은 태풍 위험 반경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6.6m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101층 엘시티를 비롯한 고층 건물 주민들은 공포의 밤을 보냈다고 입주민들은 전했다. 일부 주민은 로비로 대피하기도 했다.


2년 전 발생한 태풍에 엘시티 고층부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강풍에 날아가 다른 유리창들이 깨진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주민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태풍에는 저층부 유리창 몇 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지난번 태풍보다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엘시티와 시공사 측은 “정확한 파손 경위 조사해봐야 하지만 다른 곳에서 날아온 물체와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린시티 고층 건물 아파트를 비롯한 해운대 수영구 일대의 40층 안팎 고층 아파트 주민들도 강풍 소리와 흔들림에 놀라 잠을 설쳤다고 전했다. 2016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해운대 마린시티는 이번 태풍에 파도가 넘어오는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마린시티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가 떨어져 나가고 가로수 몇 그루 넘어지는 것 이외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행히 피해 규모가 2003년 태풍 매미와 비교 안될 정도로 작다”고 덧붙였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지난 7일 오전 해운대구를 지나갔다. 해운대구 미포 일대는 빌딩풍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날 오전 폭우가 쏟아진 미포에는 굉음이 들리고 외벽 유리창이 흔들리면서 초고층 건물이 만들어 낸 빌딩풍의 위력을 실감케 하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흔들리는 신호등과 가로등, 간판 안전조치 요청과 도로 낙하물 신고가 부산소방서에 접수되기도 했다.


엘시티 환경미화원 50대 여성이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에 이송되기도 하였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 이상일 때는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을 수 있다며 이 날 해운대구 최대순간 풍속은 20.1m/s로 미포 일대 바람 세기는 훨씬 더 강력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고층 아파트들 창문 깨져 ‘빌딩풍’ 신종 재난 이야기 까지

빌딩풍은 넓은 공간에서 불던 바람이 고층 빌딩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들어오면서 서로 부딪쳐 기존 속도의 2배로 강한 돌풍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빌딩풍은 빌딩 사이 측면에서 불기도 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불기도 하는데 상승하는 빌딩풍보다 하강하는 빌딩풍은 중력이 더해져 압력이 가중된다. 때때로 바람과 바람이 만나 회오리를 만들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태풍에 이와 같은 빌딩풍 현상이 더해지면서 지난 3일 새벽 마이삭 때에는 101층 엘시티 건물 외벽 타일과 시설 구조물이 바람에 뜯겨나갔다. 해운대 남구의 한 고층 아파트도 베란다 유리창 수십 장이 박살 났다고 전해졌다. 7일 태풍 하이선이 지난 새벽에는 해운대 한 아파트 단지에 빌딩풍에 날린 자갈이 유리창을 깨고 거실로 날아든 경우도 있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출처: 채널A

빌딩풍의 위력은 최근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행정안전부와 부산시가 발주한 빌딩풍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인 부산대 권순철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은 “지난 7일 0시부터 12시간 동안 해운대 해안가 고층 건물 주변의 풍속을 측정해보니 ‘빌딩풍‘ 풍속이 해상의 태풍 속도보다 7m가량 빠른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팀은 해운대 엘시티 주변 12개 지점과 마린시티 일대 24개 지점에 등에서 측정을 진행하였다. 같은 시각 해상에서 측정한 최대 풍속은 초속 23m이었지만 엘시티와 마린시티 측정 지점의 풍속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린시티 24곳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로 해상보다 7m나 빨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권 교수는 “빌딩풍을 신종 재난으로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풍 강타할 때마다 사고 잇따라 피해방지대책 없는 빌딩풍

“언제까지 이 고통을 받아야 하나요?” 해운대 주민들은 근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태풍이 부산을 강타할 때마다 사고는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제10호 태풍 하이선 때는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앞으로도 이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불안에 떨고 있다.


인근 식당들의 걱정도 같은 반응이었다. A씨는 “빌딩풍이 너무 심해서 더 이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엘시티 일대 빌딩풍으로 인해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위험하지는 마찬가지였다. 유리조각이 바람에 흩날려 창문도 열지 못할 정도라며 심경을 전했는데 강풍이 부는 날에는 아파트가 흔들리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강도 높은 지진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만 빌딩풍은 마땅히 피해방지대책이 없다. 권 교수는 “현행 건축법에 빌딩풍은 재해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는 등 빌딩풍 피해를 예방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빌딩풍에 의한 피해가 늘자 영국 런던시는 초속 8m 이상 빌딩풍 방지 대책을 수립하였다고 전해졌다.


권 교수는 “지금 당장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초고층 빌딩 주위로 방풍림을 조성하고 방풍 펜스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각종 소음과 미관상의 문제로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빌딩풍을 고려한 기술적인 설계 기준이 마련돼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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