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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원곡과 비교해본 서태지 25주년 리메이크

원곡과 리메이크의 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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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서태지의 데뷔 25주년입니다. 그에 따라 리메이크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벌써 25년이나 됐어?’라며 세월의 속도에 놀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서태지의 옛날 곡들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5주년 리메이크와 원곡을 비교해보는 글을 준비했습니다. 

1. 'Come Back Home'

서태지와 아이들이 촉발한 가요계의 가장 큰 변화는 ‘힙합의 대중화’입니다. 1992년 ‘난 알아요’ 이후로 랩이 들어간 댄스 음악이 ‘획일화’ 비판이 일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Come Back Home’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가장 대표적인 힙합 음악입니다. ‘난 알아요’와 ‘하여가’가 한국적인 랩 댄스에 가까웠다면 이 노래는 좀 더 본토 힙합에 가까웠죠. 당시엔 매우 생소했던 ‘갱스터 랩’이란 용어가 매체들의 연이은 보도로 유행어가 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 버전은 힙합이란 뼈대는 유지하되 편곡 스타일은 최신의 경향을 따랐습니다. 원곡이 스크래치까지 들어간 올드스쿨이었다면 새 버전은 요즘 유행인 트랩과 일렉트로닉의 외피를 둘렀습니다. 1995년의 힙합과 2017년의 힙합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곡입니다. 

2. '인터넷 전쟁'

얼마 전에 뮤지션 체스터 베닝턴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그가 몸담았던 그룹 린킨 파크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했습니다. 그리고 린킨 파크는 핌프 록이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그룹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 유행한 이 장르는 국내 로커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서태지 역시 이 장르에 큰 영향을 받았죠. 그의 핌프 록 취향이 본격적으로 표출된 작품이 ‘인터넷 전쟁’이 수록된 2000년 <울트라맨이야>였습니다. 핌프 록의 대표곡 중엔 힙합 비트와 랩이 들어간 곡이 많았습니다. 힙합 뮤지션 루피와 나플라가 섭외된 데엔 이런 점이 고려됐을 것입니다. 리메이크 버전은 랩의 비중을 강화했습니다. 원곡이 랩도 하는 록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록도 들어간 랩 느낌입니다. 거칠다 못해 섬뜩한 독설을 내뿜던 원곡과 닮아서 리메이크 역시 가사의 수위가 높습니다. 욕설이 들어간 탓에 결국 19금 딱지가 붙고 말았네요. 

3. 'Take Five'

서태지는 4집 활동을 마치고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런 헤어짐이었기 때문에 컴백 앨범인 1998년 <Seo Tai Ji>에 쏠린 관심은 엄청났습니다. 전혀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만장 이상을 팔았습니다. 음악이 히트했다기보다는 컴백 자체가 히트했다고 할까요. ‘Take Five’는 <Seo Tai Ji> 수록곡들 중 비교적 대중적인 음악이었습니다. 난해하고 음산했던 ‘Take Two’에 비하면 밝고 희망적이었죠. 윤하 버전은 록이었던 원곡을 장르적으로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몽롱하고 아름다운 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록의 강렬함이 사라지고 뿌연 부드러움이 자리했습니다. 연주에선 재즈의 영향도 느껴지네요. 장르가 180도 바뀌었음에도 어색하긴커녕 새롭고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의외성의 재미와 자체 완성도를 모두 갖춘 훌륭한 리메이크입니다. 

4. 'Moai'

윤하의 ‘Take Five’도 장르 변화 폭이 컸지만 이 노래 정도는 아닙니다. 어반자카파 버전의 ‘Moai’는 촘촘한 비트의 일렉트로닉 댄스를 보컬 위주의 알앤비로 바꿔놓았습니다. 멜로디와 가사만 빼고 백지 위에서 다시 시작한 음악 아닐까 싶습니다. ‘Moai’는 2008년 발표 당시 일렉트로닉 장르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솔로 앨범에서 일관되게 록을 들려주다가 장르적 전환을 시도해 화제몰이에 성공했습니다. 다소 난해한 일렉트로닉 비트를 썼음에도 대중적 선율감이 도드라져 ‘역시 서태지’란 감탄이 나오기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태지의 가장 좋은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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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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